2024 카라호리유적 (군마현 히가시아가츠마마치) 죠몽시대 후기~만기 (약 4500~2500년 전) 唐堀遺跡
죠몽인의 생업과 제사의 실태를 보여주는 산간의 수변유구
카라호리유적은 칸토(關東)지방 북서부 표고 약 400m산간지에 위치하며, 이와비츠산(岩櫃山)의 웅장한 절벽을 올려다보는 아가츠마강(吾妻川) 중류 지역의 좁은 하위단구면에 입지한다. 10km 정도 떨어진 상류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아가츠마협곡과 얀바(八ッ場)댐, 카와라유(川原湯)온천이 있다. 죠신(上信)자동차도로 건설에 따라 발굴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죠몽시대 후기에서 만기에 이르는 수변유구와 수혈건물, 토광, 배석, 집석 등이 확인되었다. 유물은 토기와 석기 외 조각이 새겨진 나무기둥과 토우, 귀걸이, 석제품과 더불어 칠엽수 열매와 호두껍질, 동물뼈 등이 다수 출토되었다. 수혈건물은 2기 밖에 확인되지 않아, 취락유구는 아니며 나무의 열매를 가공하기 위한 생산유적으로 추정된다.
주목되는 것은 수변유구이다. 주로 칠엽수 열매를 물에 담가 떫은 맛을 우려내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로 죠몽시대 후기 후엽에서 만기 전엽(약 3400~3150년 전)에 걸쳐 200년 이상 이용되었다. 전체 길이는 약 20m로 상류부터 저수장→작업장→수로→폐기장으로 연결되는 전체구조가 밝혀졌다.
수변유구 중 작업장은 지름 1.6m의 평탄하고 큰 돌 위에 만들어 졌는데, 여기에 저수장에서 흘러 내려온 맑은 물에 열매를 담가 떫은 맛을 우려낸 뒤 수로로 배수하였다. 계곡부에는 호상으로 돌을 쌓아 올린 호상구조물이 만들어졌다. 폐기장은 칠엽수 열매의 껍질을 버렸던 장소로 대량의 껍질이 여러층으로 퇴적되어 있었다. 또한 작업장 옆에서 재층이 검출되어 재를 사용해서 떫은 맛을 우려내는 작업이 행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조각이 새겨진 나무기둥은 수로의 돌 구조물 밑에서 출토되어 제사시 수변유구에 매납한 것으로 보인다. 완형의 대형품으로 전체 길이 153cm, 최대 폭 36cm의 통나무를 4면의 각주상으로 가공한 뒤 한면에만 U자형 문양을 양각하였다. 수종은 밤나무로 연대측정 결과 약 3240년 전에 벌목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죠몽시대의 목제 조각품으로는 이시가와현(石川縣) 마와키유적(眞脇遺蹟), 이와테현(岩手縣) 시다나이유적(萪内遺蹟)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발견되었다. 죠묭인의 정신문화의 깊이를 검토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라 할 수 있다.
차광기토우는 폭 12cm의 머리 부분 파편으로, 완형은 높이 30cm의 대형품으로 추정된다. 동그랗게 부풀어 오른 큰 눈과 세심한 마연이 특징적이며 붉게 칠해진 흔적이 남아 있다. 태토의 입자가 매우 고와 다른 토우나 토기의 태토와 상이하여 카메가오카(龜ヶ岡)문화의 본고장인 토호쿠(東北)지방에서 만들어져 멀리 군마의 카라호리유적까지 운반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제품은 비취제 수식과 곡옥 등의 장신구, 석봉, 암판, 독고석 등과 더불어 사람의 모양과 얼굴을 표현한 요정처럼 보이는 신기한 형태의 석제품도 출토되었다. 토제품은 구슬류와 함께 파편을 포함 800여 점에 이르는 귀걸이가 출토되었다. 귀걸이는 직경 약 1~10cm의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로 문양의 종류도 풍부하고, 주칠과 흑칠이 된 것도 있어 화려한 장신구를 착용한 죠몽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또한 조각이 새겨진 나무기둥의 U자형 문양과 비슷한 문양을 가진 귀걸이도 있다.
수변유구는 나무열매 찌꺼기 뿐 아니라 나무기둥, 토우, 암판, 석봉 등의 제사관련 유물, 구슬류・ 귀걸이 등의 장신구도 출토되어 식재료의 가공과 더불어 제사를 위한 장소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카라호리유적은 칸토지방 북서부의 산간에 살았던 죠몽인의 식생활과 정신문화, 지역간 교류의 양상을 파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關口 博幸)
수변유구 (서쪽에서)
앞부분의 상류측에서부터 저수장, 작업장, 수로이다. 돌과 횡목을 사용하여 저수장과 작업장, 수로를 만들었다. 중앙의 작업장 바닥에 보이는 것은 큰 돌이다.

유적원경 (동쪽에서) 유적전경 (남서쪽에서)
수변유구는 단구에서 풍부하게 솟아나오는 물을 이용하기 위해 단구 바로 밑에 조성되었다. 이와비츠산(岩櫃山) 기슭에는 하트형 토우로 유명한 고우바라(郷原) 유적이 있다.

조각이 새겨진 나무기둥
각이 있는 기둥 모양으로 성형하여 한면에 연속하는 U자형 문양을 조각하였다. 주변을 깍아내어 U자형 문자를 돌출시켰다. 나무기둥의 중심에 돌기부(◀)가 있어, 이곳을 기점으로 상하대칭으로 같은 모양・크기・깊이・간격의 U자형 문양을 조각하였다. 완형품으로 수종은 밤나무이다. 전체길이 153cm, 최대 폭 36 cm, 조각 부분의 길이 87 cm, 폭 23 cm, 조각 문양의 높이 3~5 cm. 죠몽시대 후기 후엽(약 3240년 전).
차광기토우의 머리 부분 파편
둥글고 크게 부풀어 오른 눈이 특징적으로, 표면은 세심하게 마연되어 있다. 문양의 틈에 적채 자국이 약간 남아 있다. 동체와 손발의 파편은 발견되지 않았다. 높이 9.3cm, 폭 12cm. 죠몽시대 만기(약 3100년 전).
토제 귀걸이
완형과 파편을 포함하여 총 800여 점이 출토되었다. 모두 원형으로 크기는 직경 8~106mm까지 다양하다. 전체적으로 크기와 문양이 매우 다양한데, 1쌍만이 크기도 문양도 똑같은 동일규격품이 있다. 주칠과 흑칠을 한 것, 조각이 있는 나무기둥의 U자형 문양과 비슷한 문양을 가진 것도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