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전 삶을 전하는 칸토(關東) 최대급 마을
패총 밀집지대에서 가장 오래된 패총
사적 토리카케 니시패총은 도쿄만에 면한 시모우사(下総)대지상에 입지하는 조몽시대 조기 전엽 및 전기 전반의 패총을 수반하는 취락이다. 조기 전엽(약1만년전)의 패총은 전국적으로도 드믈며, 패총 밀집 지대인 도쿄만 동안부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다.
1999년 이후, 주택 조성 등의 개발로 인한 발굴조사가 이루어 졌으며 2008년의 조사로 패각층을 수반한 조기 전엽의 수혈건물이 다수 발견되어 주목받았다. 2017-2019년에는 유적 보존을 목적으로 범위 및 내용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50기가 넘는 조기 전엽의 수혈건물이 확인되었으며, 대지 남부를 중심으로 동서 약 300미터 범위에 수혈건물이 대지의 지형을 따라 띠모양으로 줄지어 분포하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것은 조기 전엽의 취락으로서는 관동최대급 규모이다.
생활상과 정신문화를 말해주는 출토유물
유적의 동부에서 발견된 수혈건물에는 약 70cm 두께의 패각층이 확인되었다. 건물 폐기 후 음식물 쓰레기인 패각이나 뼈등이 버려져 퇴적된 것으로 패각층에는 멧돼지・사슴・너구리・토끼 뿐만 아니라 꿩류・오리류 등의 조류, 잉어과・감성돔・청어류 등 어류의 뼈가 풍부하게 남아 있었다. 식재료로 사용된 어패류 가운데 패류는 99%이상이 기수역(하구 등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장소)에 생식하는 일본재첩인데 반해, 어류는 담수지역에서 내만 연안에 걸쳐 분포하는 종류가 확인되어 넓은 수역에 걸쳐 어로 행위가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 멧돼지나 사슴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너구리・토끼 등의 소형포유류, 꿩류・오리류 등의 조류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동물이 발견되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 위에, 출토된 탄화 씨앗이나 토기에 남겨진 씨앗의 압흔을 자세히 살펴 본 결과 가래나무 열매와 같은 견과류, 층층나무 등의 장과류(수분이 많아 과육이 연한 과실), 대두속이나 팥의 아속인 콩류를 이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저장했던 나무열매를 갉아 먹던 곡물바구미의 압흔이 발견되어 정주성이 높은 생활이 엿보인다.
수혈건물 가운데 한 곳에서는 패각층의 아래에서 멧돼지와 사슴의 두개골을 모아 불태운 흔적이 발견되었다. 그 가운데 멧돼지 4마리의 두개골이 집중된 부분에서는 세마리의 두개골은 중심축을 마춰 서로 엇갈리게 배치하고 한마리는 이것들과 직교하게 배치한 상태로 출토되었다. 이와 같이 단순히 버린 것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특이한 출토 상황은 매우 드믄 것으로 당시인들의 의례실태와 정신문화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로 여겨진다. 또한 조개나 동물뼈를 소재로 한 도구와 장식품이 다수 출토되었다. 특히 뿔조개류의 패각을 이용해 만든 장식품은 재료를 포함해 2000점 이상 출토되어 단일 유적 출토양으로는 국내 최다이다.
이와 같이 본 유적은 조몽시대 전기 전엽의 생활과 정신문화를 이야기해주는 다양하고 풍부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자연환경과 거기에 적응하는 약 1만년 전 사람들의 생활양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적이다. (白﨑智隆)
조기의 수혈건물에 퇴적된 패각층(남쪽에서)
패각층을 수반하는 조기 전엽의 수혈건물은 유적 동부에 집중되며 시기도 한정되어 있다.모두6기가 확인되었다.
토리카케 니시패총과 도쿄만
유적의 서쪽으로 에비천(海老川)이 흐른다. 약 1만년 전은 현재보다 해수면이 40m정도 낮아, 유적에서 약 6km 떨어진 위치에 해안선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에비천의 지류인 두 개의 소하천에 둘러 쌓인 대지상에 펼쳐져 있다. 동서로 좁고 길며, 계곡부와의 표고차는 15m이다.
크게 세 개의 시기로 나뉘며, 초기유구는 유적중앙부에 밀집되어 있고, 이후 동쪽으로 중심이 옮겨간다.
토기 표면의 작은 구멍에 실리콘을 주입하여 형태를 떠서 관찰한 결과 곡물바구미로 판명되었다. 왼쪽은형태를 뜬 실리콘, 오른쪽은 전자현미경 화상이다.
전기 전반의 조개
대합 등의 바다조개가 주류이다.
조기 전엽의 조개
재첩 등의 기수역의 조개가 주류이다.
패총에서 출토된 조개의 변천
조기 전엽과 전기 전반의 2시기 패총을 확인하였다. 조개의 종류를 비교한 결과, 조기에서 전기에 걸쳐 유적 주변으로 해안선이 가까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집중 출토된 동물뼈
중심을 차지하는 멧돼지의 두개골은 어른부터 새끼까지 연령이 다양하고, 아래턱뼈가 분리된 상태였다. 골각기로 가공되는 경우가 많은 사슴뿔이 가공되지 않은 채 그대로 출토된 것도 드믄 경우이다.
멧돼지(A・B)와 사슴(C)의 두개골
A가 어른 수컷, B가 새끼로 추정된다. A는 불 탄 흔적이 있어, 뼈 상태로 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사슴의 두개골은 후두부의 정수리가 잘려져 있다.
흉상어의 이빨을 사용하였다. 직경 1-2mm의 구멍이 뚫려있다. 폭 7-11m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