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이 시모신덴유적 (군마현 시부카와시)  고분시대 후기(6세기 초) 金井下新田遺蹟(群馬縣 渋川市) 古墳時代後期(6世紀初頭)

되살아난 고분시대의 공간, 분화로 피해를 입은 마을

대울타리로 둘러싸인 지역 수장의 거점시설

 카나이 시모신덴유적은 ‘갑옷을 입은 고분시대인’이 발견되어 주목 받은 카나이 히가시우라유적(金井東裏遺蹟)의 남쪽에 인접하고 있다. 화산 폭발로 인한 화쇄류와 토석류가 퇴적되어 형성된 선상지의 말단부에 위치하며 동쪽은 높이 약 20m의 단구 절벽이다. 2014-2017년의 국도 우회도로 건설공사에 따른 발굴조사로 발견되었으며, 카나이 히가시우라유적과 마찬가지로 6세기 초 분화한 화산재로 덮인 취락이다.

 분화 이전의 취락은 건물의 유무와 종류에 따라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북 조사구 북쪽 부분으로, 울타리로 나누어진 구획 내에서 밭, 소규모 제사유적, 평지건물군(지표면을 그대로 바닥으로 한 건물)이 확인되었다. 둘째는 중앙에서 북 조사구에 걸친 장소로, 작은 규모의 토기 집중구와 분화 이전에 폐기되어 거의 매몰된 수혈건물군이 확인되었다. 셋째는 남 조사구로, ‘울타리 유구’와 그 주변에서 제사유구군이 확인되었다. 주목되는 것은 남 조사구에서 발견된 ‘울타리 유구’이다. 현재까지 고분시대 유력자의 거점적 시설로 구와 담장을 이용하여 방형 구획시설을 설치하고 내부에 건물을 계획적으로 배치한 유구가 많이 발견되었다. 대울타리를 방형으로 돌린 이 ‘울타리 유구’는 바로 그 조건에 걸맞는 것으로, 지역 수장의 거점시설로 추정된다.

단야공방과 피해를 입은 아이와 말

 북 조사구에서는 울타리 구획 내부에서 6기의 평지건물이 확인되었다. 화산재가 건물 내 바닥면에 직접 퇴적되어 있는지 여부로 분화 당시 지붕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6기 중 4기는 지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지붕이 없고 이미 해체되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1기의 건물에서 단야로가 발견되어 단야공방이 평지건물이었음이 밝혀졌다.

 울타리 밖에서는 분화 이전에 폐기되어 매몰된 수혈건물의 내부에 쓸려 들어간 상태로 8살과 11살 전후의 아이 2명과 망아지 2마리, 암컷말 1마리가 발견되었다. 망아지와 암컷말의 존재로 보아 본 유적에서 말 번식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모두 아이와 함께 출토된 점으로 미루어 말 사육에 아이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8살 전후의 아이는 곡옥과 관옥으로 된 목걸이를 착용하였다.

거점시설 안팎에 산재하는 제사유구

 남 조사구의 ‘울타리 유구’는 한 변 약 54m의 평행사변형 공간을 높이 3m의 대울타리로 둘러쌓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울타리는 화산재 위에 쓰러진 상태로 탄화되었으며, 분화 당시에는 서 있던 것이 화쇄류가 직격하여 쓰러졌음을 알 수 있다. ‘울타리 유구’ 내부는 담장에 의해 다시 동서로 나누어진다. 서쪽 구획에는 굴립주건물 1기와 기단 모양의 원형 성토 1기가 확인되었고, 남서 및 남동 모서리에서 소형 왜경(倭鏡)과 방패형 석제모조품이 출토되었다. 동쪽 구획에서는 한 변 9m의 대형 수혈건물, 일반적인 수혈건물, 굴립주건물 각 1기, 그리고 밭유구가 발견되었다. 이 건물들 바닥면에는 화산재가 직접 쌓여 있었고 의도적으로 뽑힌 것으로 보이는 기둥, 대들보 등의 건축 부재, 그리고 그 흔적들이 화쇄류 속에 남아 있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보아 이 건물들은 분화 당시에 이미 지붕이 없는 상태로 해체되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제사유구는 ‘울타리 유구’ 북쪽 바깥에 1개소, 남쪽에 6개소가 발견되었다. 모두 ‘울타리 유구’와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제사용 토기와 철제품, 검과 농공구 등을 모방한 석제모조품 등이 집중적으로 출토되었다. 유구마다 토기와 석제모조품의 종류, 수량, 철제품의 유무, 분포 양상 등에 차이가 있다. ‘울타리 유구’ 남쪽의 굴립주건물 가운데 1기에서는 모자곡옥이 출토되었다. 모자곡옥은 건물 내 바닥면에 다수의 구옥(臼玉)과 함께 놓여 있었는데, 바로 위에 화산재가 쌓여 있었던 점, 화쇄류 속에 기둥 흔적이 있었던 점 등으로 보아 이 건물에 지붕이 없었고 기둥만이 서 있었던 상태로 제사를 치루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하루나산(榛名山) 동록 지역은 6세기에 두 번에 걸쳐 폭발한 화산 분출물에 뒤덮인 고분시대 취락의 구체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국에서도 드문 지역이다. 6세기 초의 화산재 밑에서는 카나이 히가시우라유적과 나카수지유적(中筋遺蹟) 등이 발견되었고, 6세기 중엽의 분화로 대량의 경석이 쌓인 코모치야마(子持山) 남록에서는 사적 쿠로이미네유적(黒井峯遺蹟)과 시로이유적군(白井遺蹟群)이 조사되었다. 이 유적들은 화산 분출물로 매몰되어 다른 지역에서는 결코 남아 있지 않는 고분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재해 후에 취한 대응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고분시대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카나이 시모신덴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서는 지역 수장의 거점시설의 자세한 구조와 주변에서 이루어진 제사의 구체적 모습이 밝혀졌다. 발굴된 지역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땅 속에는 고분시대 지역 수장을 둘러싼 공간이 아직 화산재 밑에 남아 있다. (小島敦子)

대울타리 출토 상황

1.8m간격의 각목 기둥에 아지로(網代, 식물을 삿자리 무늬로 엮어 만든 구조) 패널을 붙인 구조이다. 2매의 아지로 사이에 발모양의 구조재를 끼우는 3중 구조로 그것을 4-5단의 횡목으로 고정하고, 식물 줄기로 결속하였다. 재료는 기둥은 밤나무, 아지로는 벼과 초본식물과 대나무아과, 결속재는 포도속이다.

대울타리 추정 복원도

대울타리 추정 복원도

목걸이를 착용한 어린이

8세 전후로 성별은 알 수 없다. 1-2세의 말(성별불명)과 함께 재해를 입었다.

유적 원경(동쪽에서)

유적 원경(동쪽에서)

하루나산의 북동쪽 기슭에 펼쳐진 선상지에 위치한다. 하루나산의 분화구에서 8km떨어진 유적까지 화쇄류가 덮쳤다. 하늘색의 비닐 시트가 보이는 곳이 카나이 히가시우라유적으로 카나이 시모신덴유적과의 거리는 약 600m이다.

유적 전체도

유적 전체도

남측은 ‘울타리 유구’와 제사유구군, 북측은 평지건물군으로 그 사이에는 건물이 없다.

화쇄류에 의해 매장된 어린이 한 명과 말 두마리

화쇄류에 의해 매장된 어린이 한 명과 말 두마리

좌측의 말은 약 2세로 성별불명, 우측의 말은 3-4세의 암컷이다. 그 사이에 11세 전후의 어린이가 있다.

A child and two horses buried by pyroclastic flow

사람의 발자국과 말발굽 흔적(서쪽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화쇄류가 몰려들기 전에 사람과 말이 함께 동쪽으로 피난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북측과 남측의 조사구 화산재 상면에서 확인되었다.

‘울타리 유구’와 주변의 유물 출토상황

‘울타리 유구’와 주변의 유물 출토상황

‘울타리 유구’ 외부의 남측에서 특히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A child and two horses buried by pyroclastic flow

소형 왜경과 석제모조품의 출토 상황

대울타리 기둥과 가까운 안쪽에서 출토되었다. 바로 밑에는 대형의 검형 석제모조품 2점이 묻혀 있었다. 가까이에 굴립주건물과 기단 모양의 원형 성토가 위치하고 있어, 제사구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Sword-shaped stone imitative articles

검형 석제모조품

소형 왜경의 아래에서 출토되었다. 길이 좌 6.3cm, 우 5.6cm이다.

Small domestic mirror

소형 왜경

‘울타리 유구’ 조영에 있어 지진을 위해 매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 6.2cm이다.

Ritual feature A

제사유구A

지붕이 없는 굴립주건물에서 모자곡옥을 비롯하여 하지키, 수에키, 철기, 구옥 등이 출토되었다. 모자곡옥은 상단 일부를 깨트렸으며, 그 파편도 출토되었다.

Ritual feature A

제사유구B

대형의 고배형기대 및 다수의 토기가 출토되었다. 수에키의 고배형 기대(★)는 발부와 대각부가 분리된 상태로 출토되었다. 제사의 최종 단계에서 발부를 분리하는 행위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Iron arrowheads (two items at left) and an iron axe

철촉(좌 2점)과 철부

크기가 크고 제작방법이 실용품과 다른 점으로 보아 제사용으로 추정된다. 왼쪽부터 길이 14.3cm, 17.5cm, 15cm이다.

석제모조품

석제모조품

Ritual feature C

제사유구C

손으로 빚어 만든 토기, 하지키, 철기, 석제모조품, 구옥 등이 집중적으로 출토되었다.